팜파라치와 고독한 싸움
- 김지은
- 2012-11-21 06: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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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피해지역은 해당 지역약사회가 회원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 자문 변호사를 선임하는가 하면 보건소와의 긴밀한 협의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약사들은 지역 보건소를 찾아 자신이 촬영됐다는 동영상을 직접 확인하고 보건소 직원이 내미는 진술서를 작성해야했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약사들은 자신이 어느날 어떤 방식으로 몰래카메라의 대상이 됐는지도 모른 채 '범법자'라는 낙인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한 약사가 전의총 팜파라치를 상대로 정식 재판을 진행, 1심 승소 판결을 받아낸 것은 약사사회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팜파라치가 촬영한 동영상이 약국 불법실태를 증명하기에는 증거로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 재판을 통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를 얻기까지 약사의 수고도 적지 않았다.
3개월여간 약사는 재판 과정 중 국선 변호사를 직접 알아보고 공판이 열릴 때마다 약국 문을 닫고 법원을 향했다. 또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직접 진정서를 작성하고 약국 내부 사진을 일일이 찍어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약사는 이번 전의총 팜파라치 사태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약사사회 전체의 전문성과 자존감에 상처를 낸 문제인 만큼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약사의 외로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심 승소 이후 검사가 항소, 2심 재판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는 2심 재판에서 패소한다면 대법원까지 가서 팜파라치 사태에 새로운 판례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물론 팜파라치에 표적이 된 모든 약국들이 피해자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 영상 속 불법행태가 그 약국 그대로의 모습일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소수 약국이라도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쉬쉬하기에 급급하기 보다 치부를 드러내고서라도 당당하게 맞설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33년 한 자리에서 동네약국을 운영하는 어느 노약사의 외로운 싸움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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